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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섹을 하면 썬글라스가 필요하덴다
아내와 나는 돗수가 있는 썬글라스이기때문에 돗수 없는 썬글라스를 사러 남대문 시장에 갔다.
안경점이 밀집해있고 상당히 가격도 저렴하다고 하니까 말이다.
아것 저것 고르며 이집 저집 돌아다니는데 별로 마음에 드는게 없다가
예전에 한번 안경을 한적이 있는 서독안경점으로 들어갔다
다른 안경점은 1층에 있고 바로 윈도우로 내부가 보임에 비해
이곳은 2층이라 접근성이 불편해서 그런지 예전에 왔을�와는 달리 매우 한산했다.
꽤 오랜 전통이 있는 집인데 점점 위치좋고 규모가 큰 안경점에 밀리는 듯하다.
역시나 몇년전에 봤던 할아버지가 그대로 계신다
이곳에 오니 아내의 마음에 드는 썬글라스를 찾았고 내것도 같이 샀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서 두개 10만원.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들놈이 지껀 없다고 문앞에 등돌리고 심통을 부리고 있다
무엇을 하면 꼭 지것도 같이 해야하는 아들놈이고 급기야 지엄마 생일날 엄마생일 축하하자고
했더니 지생일이라고 우기면서 삐지는 놈이니 썬글라스 또한 삐짐의 좋은 대상이 분명했다
그래서 어린이 썬글라스 집에 가자고 달래도 삐지기 잘하는 이놈이 계속 삐진다
그러니 그 놈의 모습이 안스러웠던지 할아버지가 장난감 썬글라스는 눈에 매우 안�다고
애것을 준비하더니 끼워주신다.
몰론 가격은 없이....
애들꺼라하더라도 원래 가격은 어른 것과 같단다.
썬글라스를 받은 애는 순간 최고의 기분으로 돌아섰다 . 꽤 멋도 있어뵌다.
찡얼거리는 애를 위해 대뜸 썬글라스 하나 끼워주시는 할아버지 인정이 꽤 감동된다.
다음에 안경을 할때는 당연히 이곳에 와서 사야할텐데 라섹을 하면
안경쓸일이 없잖은가.
옆에 있는 아들처럼 보이는 사람은 그렇게 퍼주는 할아버지가 못마땅한지 모르겠다.
왜 서독안경인지 잘 모르겠는데 꽤 오래 남대문에 위치해 있으나
할아버지의 마음 씀씀이에 비해 위치�문에 밀리는 모습이 좀 안타깝다.
고마움을 받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고 행복한 경험이다.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 아들놈이 밥먹으러 길을 가다 "힘들어" 하더니 안아달라고 해서
안아줬더니 금방 잠이 들어버려 명동을 안고 걷느라 팔에 힘이 다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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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안경
처음 구매를 한 게 중학생때인지 고등학생때인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국민학교부터 안경을 썼으니 아마 중학교 2,3학년때부터가 맞는 거 같다. 남대문에서 안경을 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곳이 서독안경이었다. 그때 당시에는 남대문에 안경집이 지금처럼 많이 있지도 않았고 모든 집에서 지금처럼 싸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뭏든 동네 안경집보다 1/5 또는 1/10 가격으로 살 수 있었고 안경이나 렌즈의 질도 최상이었다. 사실 그 당시 동네안경집에 안경을 주문하거나 렌즈 교환을 부탁하면 나같은 심한 근시는 며칠을 기다려야 했다. 남대문에 가면 30분이면 내 안경을 쓰고 나올 수 있었다. 조금 뒤에 알았지만 동네안경점은 여러 안경을 모아서 남대문에 와서 렌즈를 돗수와 테에 맞춰서 제작해서 손님들한테 판매한다고 했었다. 30분동안 안경을 기다리면서 들은 지식이다. 기다리면서 지루하지 않도록 음료수는 물론 남대문 명물이라고 하시면서 커피 시키주고 이것저것 서로 대화하며 나를 배려해주시던 주인아저씨, 그리고 아드님과 종업원분.. 지금도 기억이 선하다.
남대문 상인들은 대개 대한민국 장사꾼 중의 꾼들이 모여 학생신분이었던 내가 혼자가서 제대로된 물건과 제대로된 값으로 구매를 하기가 힘든 기억이 많았다. 그러나 서독안경은 극도의 친절함과 정직한 가격으로 주셨다. 그때당시 렌즈 하나 당 2만원 내지 2만5천원이면 최고의 렌즈를 구매할 수 있었다. 그것두 단골이라 5천원을 더 할인해 주기 일쑤였다. 서독안경은 3,4평정도의 크기였으며,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였다. 매우 돈많을 것으로 보이는 엄마가 딸을 데리고 와서 안경을 새로 사주는 광경, 나이지긋하신 노인분들이 노안이 생기셨는지 볼록렌즈안경을 사셨는데 돈은 그때당시 한3천원인가를 내고 샀었다. 동네안경점에서는 웬만한 국산 안경도 10만원이상 하였고 외국산은 3,40만원 하던 때였다. 노인분들한테까지 돈을 남겨가며 장사하고 싶지 않다는 인상을 읽을 수 있었다. 소개를 안시켜줄 수가 없는 안경집이었다. 가격은 엄청 싸면서 모든 분이 친절하고 게다가 정직하신 분들이니 같이 오지 않고 서독안경을 찾아서 가라고 그리고 내이름대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같이 가면 1,2만원 더 깎아주시기는 했다. 같이 갈 때 누릴 수 있는 혜택은 그것뿐이다. 눈도장 찍는 것과..
그런 곳이 4,5년전 안경이 필요해서 찾아갔는데.. 헉. 없어졌다.. 다른 안경점이 생겼다.
20년을 넘게 다닌 곳이 하루아침에 아무 연락도 없이 없어지다니 어찌나 섭섭하던지..
그간 무척이나 많은 안경점이 생긴 것은 알았지만 2,3군데 들어가보니 눈초리조차 달랐다. 나한테는 어떻게 벗겨먹을까만 생각하는 듯이 보였다. 친절하지도 않았다. 물론 무례하지도 않았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그냥 서독안경 자리에 새로 생긴 안경집으로 들어갔다. 내부인테리어를 다시 하고 2층으로 가게를 구성했다. 2명의 청년과 1명의 처녀가 퉁명스럽게 맞이하였다. 자기네들끼리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사람들이 들어와서 이번엔 살려나? 하는 분위기가 읽혔다. 이번엔 좀 좋은 안경과 도수가 있는 썬글라스를 살려고 작정도 하고 나섰고 맞이하는 분위기에 괜한 오기도 나고 해서 몇개 르다가 이거보다 더 좋은 안경없냐고 했더니 외제를 권하는 것이었다. 형상기억합금에다 매우 가벼운 안경과 꽤 값나가 보이는 무테 썬글라스를 고르고 렌즈도 제일 좋은 것으로 같이 맞추었다. 물론 친절해졌다. 20만원넘게 결제를 할 때는 굽신거리며 인사까지 했다. 30분정도 다른 곳을 배회하다가 안경을 찾았다. 내심 놀라웠던 점은 그때까지 손님은 거의 나하나인 듯했다. 구경을 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애네들 장사하려면 아직 멀었군.. 그렇게 생각하며 남대문을 떠났었다.
외국 손님이 와서 남대문 안경집을 모시고 갈일이 생겼었다. 그러나 나의 단골집은 없어졌고 친구가 가던 안경집으로 모시고 갔다. 그 친구는 한국에 자주 오지만 외국에 산다. 싸다고 3개를 산단다. 그 외국친구는 한국에 오면 이태원 맞춤셔츠집에서 와이셔츠 10벌, 그 옆 정장맞춤집에서 정장 2벌, 남대문 안경집에서 안경 3,4개를 사가곤 한다. 다른 외국손님들도 한국에서 싸고 질 좋은 곳을 소개해주면 대개 그렇게 사간다. 그래서 난 더더욱 그 옛날의 서독안경이 그리웠다. 그렇게 친절하고 정직한 안경집을 소개를 못시켜주다니.. 물론 예전에도 많은 사람들을 소개시켜주기도 했지만 못내 아쉬운 마음이 구석져 있었다.
어제 렌즈가 기스가 났다. 앞을 보는 데 거술릴 정도로..
오늘은 금요일이고 주말에 해외출장을 가니 돈아까운 것은 둘째치고 빨리 남대문가서 렌즈를 교환해야했다. 외국사람들을 자주 데리고 가던 그 안경집을 찾아서 갔다. 다른 집으로 교체가 되었는지 없어졌는지 도대체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면서 이젠 안경집이 띄엄띄엄 떨어져서 남대문 시장 전체에 흩어져 있는 것도 느꼈고, 예전의 서독안경자리는 이제는 도깨비 안경이라는 상호로 바뀌고 간판에 네온사인도 넣어 먼가 튀려는 안경집으로 바뀐 것도 보았다. 남대문시장이 이제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인가보다 안경집 간판과 유리창이 온통 일본어투성이다.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일본어가 무척이나 유창하다.
어느 집을 갈까 한참을 돌아다녀서인지 다리도 아프다. 길가에 있는 집보단 어디 구석진 곳에 있는 곳이 그래도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안경집을 돌아보는데 서독안경이라는 조그만 간판이 보였다. 2층이다. 입구계단도 매우 좁았다. 한사람이 간신히 올라갈 수 있는 정도의 폭이다. 서독안경이 없어지더니 그 간판을 다른 사람이 달았군. 혹시 그 분들을 볼 수가 있을까? 함 올라가보자. 그냥 여기서 물어봐서 가격이 대충 맞으면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계단을 올라갔다. 문을 열면서 보이는 반가운 얼굴.. 주인아저씨셨다. 반가움에 아니 이리로 옮기셨군요. 제가 몇년을 찾았어요.. 했더니 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 라는 답이 돌아왔다. 뜻밖이라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도 못했고 먼저 온 손님이 계서 차례를 기다렸다.
사장님을 매우 오랜만에 보는데도 여전하셨다. 세월을 모두 무시한 것처럼 그대로셨다. 이내 내 이름과 전화번호를 물으시더니 노트북에서 고객명단을 찾으셨다.
이 도수로 오래끼셨네요.
예.. 근데 최근에 와서 눈이 조금 나빠진 거 같아요.
당연하죠. 지금 도수는 1990년대니.. 허허..
시력검사를 친절히 해주시고 견본안경으로 적당한 도수를 맞추어 보니 디옵터가 각각 1씩 높아질 정도로 나빠졌다. 사실 저번 서독안경자리에서 구입할 때도 시력검사를 했다. 그때는 제대로나 한건가?
30분을 남대문을 돌아다니면서 딸내미줄 핸드폰 고리도 사고 예전에는 돌아다니지 않았던 조그만 골목들을 한번 둘러보았다. 30분 지나서 다시 서독안경을 찾아갔다. 안경이 준비되어있었고, 손님도 3팀이나 기다리고 있었다. 렌즈클리닝수건을 몇개 더 부탁했더니 차곡차곡 접어서 4개나 주신다. 소개할 생각에 명함 몇개 주시길 부탁했더니 많이 소개해달라고 부탁하시면서 안녕히 가시라고 90도 인사를 하신다. 당연하죠.. 몰라서 소개시켜주지 못한 집인데..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나도 90도 인사를 하고 나왔다.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계시지만 아마 일흔은 되셨을거야.. 내가 중학교 때부터이었다면 20년 가까이 다닌 안경집인데.. 근데 겉모습은 언뜻 예순도 안되어보이시고.. 예전보다 조금 힘이 좀 빠져보이시는 것 같기도 하고.. 아드님이 친구들이랑 안경집을 한다고 하시면서 말끝을 조금 흐리셨는데..
그래도 다시 찾으니 너무 기쁘다. 지금도 서독안경집에서 산 안경들이 책상서랍 속에 하나도 빠짐없이 그대로 있다. 미국출장갔다오면 선글라스 렌즈도 바꿔야지.
오랜만에 느끼는 반가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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