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리히 본회퍼 - 사탄은 당신의 성도들을 어떻게 유혹하는가
본회퍼 목사는 루터교 목사로서,
나치정권에 대항한 고백교회의 신학교 학장을
역임하였다.
우리가 유혹 받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모르는 경우도 있다.
드러난 유혹과 감추어진 유혹이 있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을 낚아채려는 것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드러난 유혹 3가지를 알고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우리의 감정을 완전히 사로잡는 유혹이다.
야심, 게으름, 권력욕, 성욕 등이 우리를 사로잡는다.
사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흐려진다.
이런 경우, 예전에는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죄가 되지
않는 것처럼 생각된다.
"하나님이 정말로 그렇게 말씀하셨는가?"(창 3: 1).
오래된 사탄의 이 질문은 우리들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시킨다.
이처럼 갑작스런 공격을 받아 우리는 그 유혹의 포로가 되는데,
구원에 관한 불확실성의 포로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구원에 대한 무관심의 포로가 된다.
우리는 싸구려
팥죽 한 그릇에 우리의 영혼을 사탄에게 팔아 넘기는 것이다.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둘째는 우울함(melancholy, acedia)이라는 유혹이다.
로마 가톨릭의 윤리 신학에서는 이것이
제7의 치명적인 죄이다.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울함은 사람을 산산조각낸다.
사람을 완전히 고립시킴으로써 인생은 의미
없는 것이며 쓸데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든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어둠이 깔려, 그는 하나님을 잃게 된다.
우울함에 유혹을 받는 사람은 사탄의 손안에 있는 공(求)과 같아, 자살을 생각하기도 한다.
그것 이상으로 좋은 것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우울함이 죄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것이 특히 위험하다.
오히려 우울함은 매우 경건한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슬픔"(고후 7:10)으로 슬쩍 넘어가려 한다.
이러한 망상을 사탄의 특수한 전략으로 볼 줄 아는 것이
중요한데,
사탄은 유혹 받는 사람이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할 때 그를 사로잡으려 한다.
셋째, 사탄은 구원의 신앙에 직접 공격하기도 한다.
사탄은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에 대한 믿음을 파괴시킨다.
양심으로 고통받을 때, 그는 믿음을 굳건하게 지킬 수 없다.
즉 그의 죄가 용서받기에는 너무 크다고 생각하고, 성령에 대해 죄를
지었으며, 염소떼에 속하며, 성만찬을 무가치하게 받은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가장 적절한 의미에서의 유혹이다.
루터는
이것을 기독교적 유혹이라고 불렀다.
영적 지도자는 이러한 모든 유혹들 가운데 사탄과의 싸움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영적 지도자는
인간의 연약함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악마에게 "사로잡힘"과 포로됨을 상대하는 것이다.
사탄은 인간의 공격에는 항복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 자신의 힘이건 아니면 심리치료자의 기술이건간에 말이다.
사탄에게 있어서는 인간과의 싸움이 식은 죽 먹기에 지나지
않는다.
반드시 그리스도가 싸움에 개입하여 분명한 말씀을 해 주셔야만 한다.
우울함의 유혹을 받는 사람을 영적으로 지도할 때,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과거에는 무엇을 하셨으며, 미래에는 무엇을 하실 것이며, 현재에는 무엇을 요구하시는지를 분명히 설명해야만
한다.
과거. 영적인 시련에서 벗어나는 길은 감사를 통해서이다.
P. 가이저(Geyser)는 의심에 가득
찬 상태에서 죽어 가던 여인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 여인은 예전에는 믿음에 굳게 섰었다.
그러나 이제는 자기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선언했다.
성경을 통해 위로하는 것도 소용이 없었다. 옳은
말씀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가이저는 어떤 방법으로도 그녀를 위로할 수 없었다.
며칠 동안 아무리 얘기해 봐야 대답은 똑같았다.
그 여인이 임종하는 자리에 참석하여, 자신의 인생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린 적이 있는지를 물어 보았다.
여인은 확실치 않다고 대답했다.
그는 함께 기도하자고 한 후, 그 여인의 생애 전체를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기도를 오랫동안 드렸다.
이로 인해 여인의 얼음이 갈라졌다.
이 때 터져나온 감사의 기도가 그 여인을 의심으로부터 구해 냈다.
감사드리지 않았던 것이 장애물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감사드리지 않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낄 때, 사탄은 총공세를 가한다.
감사에서 실패하면 다른 모든
것에서 실패한다. 이것은 진실이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감사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사탄을 위해 대문을 열어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미래. 영적으로 시험 당하는 사람은 이미 때가 너무 늦었다고, 자기에게는 은총의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미래를 하나님에게서 훔쳐내어 사탄에게 주어 버린 것인데, 미래는 결코 사탄에게 속할 수가 없는 것이다.
여기서
위로는
"하나님은 각 사람을 위해 미래를 갖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위해서도 아직도 위대한 미래를 갖고 계십니다.
지금이 당신의 은총과 구원의 때입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다.
현재. 젊은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우울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죄를 고백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죄 때문이다.
감추어진 것은 빛 가운데로 나와야만 한다.
하나님께서는 회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 도와주신다.
또한 다른 사람을
온전히 용서할 수 없는 한, 그리스도가 나의 주님이 아니라 오히려 사탄이 주인이다.
여기서 위로는
"하나님께서 온전히 그리고
완전히 당신을 주장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지금 당신에게 원하시는 바를 지금 하십시오." 라고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