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우웬 - 예수님의 치유하심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中 서문
1944년 헝가리의 시게라는 도시의 유대인들은 모두 체포되어 강제 수용소로 추방되었습니다. 현재 유명한 소설가이자 보스턴 대학교 교수인 엘리 비젤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대학살에서 살아남았으며 이십 년이 지난 후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것은 시게 주민들이 그들의 기억 속에서 유대인들을 지워 버렸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시게 주민들이 어제의 자신들의 이웃을 쫓아낸 데 대해서, 아니면 그들을 부인한 데 대해서 내가 화가 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화가 난 것은 그들이 자신들의 이웃들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렇게도 빨리, 그렇게도 완벽하게 유대인들은 그 도시에서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시간 속에서도 쫓겨난 것입니다. (엘리비젤, Legend of Our time, pp. 123, 128.)
이 이야기는 우리의 죄악을 망각하는 것이 우리가 죄를 짓는 그 자체보다 더 큰 죄임을 암시합니다. 왜냐구요? 잊혀진 것은 치유받을 수도 없고 쉽게 치유받을 수 없는 것은 더 큰 악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의 대학살에 대한 자신이 쓴 많은 책에서 엘리 비젤은 아우슈비츠나 부첸발트 또는 트레블린카와 같은 수용소들을 우리에게 기억시켜 우리의 죄의식을 고취하고 우리의 양심을 고통스럽게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기억들이 치유되도록 하여 다가올 더 나쁜 재난들 막으려 합니다. 아우슈비츠에 대해 잊어버림으로써 히로시마 폭격을 낳았고, 히로시마를 잊음으로써 이 세상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과거를 잘라 버림으로써 우리의 미래도 함께 마비됩니다. 즉 우리 뒤에 있는 악을 잊어버리면서 우리 앞에 있는 악을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조지 산타야나(George Santayanna)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자는 그것을 되풀이하고 만다"고 했습니다.
- 헨리 나우웬,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The Living Reminder) 中 pp. 14, 15. -